
RER을 타고 새벽같이 기차역으로 갔다. 시떼역이 마침 RER역이라 그래도 편하게 왔다.

SNCF connect앱에서 예약을 하다보면 기차 종류가 여러 개가 뜨는데, OUIGO는 그 중에서 제일 저렴한 편이지만 환불이 안된다. 나도 환불 안되는지 모르고 막 예약했다가 일정 변경하느라 환불을 못 받았다. 파리에서 보르도 편도가 19유로면 진짜 저렴하긴 하지

며칠 전 파리에서 본 시위가 연상되는 보르도 대학... 그래피티가 난무한다.



원래 한식당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닌데 여기는 평점이 좋은 편이라 가봤다. 저렇게 한국처럼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혼자 갔으니 가볍게 육회비빔밥. 뭔가 한국에서 못 먹어본 맛인데 그렇다고 한국식이 아니라고 할 정도의 퓨전은 아니였고, 아주 맛있게 먹었다. 게다가 위에 있는건 아아인데, 날이 더웠기도 했고 한식집 메뉴에 아아가 있는 것도 웃겨서 한 잔 했는데 너무 맛있더라! 여쭤봤더니 보르도에 있는 카페에서 사온 블렌딩 원두라고 보여주셔서 한 봉지 장만해가기로 마음 먹었다.
https://maps.app.goo.gl/D1YC46pYspVkxw4i9
Mokoji Grill · Bordea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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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물의 거울이라는 광장? 인데 저렇게 바닥에 물이 촉촉하게 젖어 있어서 거울처럼 반사가 된다.

와이너리 투어를 신청했다. 마고 지역의 두 개의 와이너리를 들르는 일정으로, 가격은 85유로. 그 중 한 곳은 저 Quatriemes crus등급의 MARQUIS de TERME였는데, 4티어 정도 되는 듯. 등급은 맛이 아니라 가격으로 나눴다고 한다. 저 리스트는 1855년에 나눈 등급 리스트여서 우리가 방문한 다른 와이너리인 Haut-Breton은 저기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이상 급의 와이너리 방문은 따로 예약을 받거나 엄청 예약을 하기 힘들다는 것 같다. 나는 와인 문외한이기 때문에... 따로 예약할 의지는 없어서 그냥 투어를 신청했다.

내가 간 마고는 보르도 시내에서 왼쪽 상단 쪽이였다. 보르도에서 제일 유명한 지역이 지도 오른쪽에 있는 생떼밀리옹과 마고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보면 강줄기가 지나가는데, 강 왼쪽에 있냐 오른쪽에 있냐 중간에 있냐에 따라 재배하는 품종 비율이 좀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아예 남쪽에는 달달한 디저트 와인 쪽을 생산하는 소테른, 꺄디약, 루피악 등의 지역이 있다.

먼저 갔던 와이너리. 벨기에 회사 소유라고 한다. 이전에 벨기에에서 보르도 샤또를 많이 구매해서, 위기를 느낀 프랑스 정부측이 돈많은 프랑스 보험회사들이 샤또들을 구매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메독 지역 샤또를 많이 갖고 있다고.

숙성 오크통들 중에 이렇게 몇몇은 테이프로 봉인돼있는데, 정교회 성직자들이 직접 만든 와인들은 이렇게 따로 표시해둔다고 한다.
마고 와인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간 오크통에 숙성해야되고, 쓰던 버진 오크통은 3년이 지나면 보통 오크 영향을 적게 주는 것을 원하는 와이너리나 위스키 증류소에 판다고 한다.


여기 와인은 전체적으로 요거트 향이 강했다. 여기 2010빈은 프루티함이 적고, 까쇼 100퍼라고 해서 떫을까봐 걱정했는데 그렇지도 않아서 괜찮게 마셨다.

두번째 와이너리로 가던 길에 먼 발치에서 본 샤또 마고. 이름부터가 근본이 있듯이 마고에서 제일로 쳐주는 와이너리라고 한다. 일반인들은 들어가보기는 힘든 듯.




두번째 와이너리, MARQUIS de TERME은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더라. 이렇게 오크통이 아닌 콘크리트, 도자기 등등 다양한 재료의 통에서 숙성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재밌던 점은 오크통 lease회사에서 버진 오크통을 빌려주고, 숙성 한 다음에 오크통은 lease 회사에 다시 돌려주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나는 까쇼 중에 탄닌감이 많은 친구들이 입맛에 안 맞는다. 여기서는 드링커블한 와인을 만들 때는 버진 오크통이 아닌 사용감이 있는 오크통에 짧게 숙성해서 탄닌감을 줄인다고 한다.


나름 3티어 샤또라 그런지 기념품샵에 굿즈도 많았다.

프랑스에서 가성비 좋게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오픈런을 한 집. 보시다시피 오픈 20분 전에 가서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저렇게 사람들이 많다.



키야~ 고기는 미디엄 웰던 정도라서 부들부들하고 냄새도 별로 안 났고, 간도 별로 안 짜게 잘해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프랑스 감자는 뭐 원래 맛있고...
살짝 해프닝이 있었던 것은, 가격이 21유로여서 현금으로 25유로를 냈다. 그랬더니 직원이 오우 땡큐~! 하면서 그냥 가려하길래 "아니 잠시만요 선생님 제 4유로는요?" 했더니 똥 씹은 표정으로 4유로를 거슬러 주시더라...
암튼 맛있게 잘 먹었고 파리에도 체인이 있다고 하니 강추한다.
https://maps.app.goo.gl/P2xdm4y93gTqJgEv9
L'Entrecôte · Bordea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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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데우스. 의외로 데우스가 파리에 매장이 없는데, 내친 김에 가보려 했더니 휴무...

다음 날 아침, 프랑스에서 만만하게 단백질 보충하는 방법은 케밥밖에 없다.


예전에 교환 동아리 회장 친구가 W양이 까눌레를 좋아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왔던 가게인데, 뺏어 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본고장에서 즐겨봤다. 보르도 시내에만 거의 뭐 5군데가 넘게 있다.

전날 한식집에서 물어봤던 원두판매 카페. 연휴라 문 닫았더라구요. 데우스는 그냥 월요일 휴무였던거로 기억하고 이 집은 그냥 연휴껴서 휴무다... 라고 했던 것 같다.

음 지금보니 큰 거북이 입에 자물쇠가 달려있네? 걸 구석이 있었다는게 더 신기하다.

프랑스에 뜬금없이 거대 모래 언덕이 있다길래 기차에 올랐다. 보르도 근교에 있는 아흑까숑 지역에 있는 듄드필라 라고 한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예뻤을 것 같지만... 그러면 더웠겠지?
이때쯤부터 느낀게, 혼자 여행하다보니 사진 찍기가 참 번거롭다는 것이였다. 삼각대를 사긴 했었는데 이상한 인간이 낚아채서 달아날까봐 무서움 + 길가는 사람 붙잡고 사진 찍어달라 할 프랑스어가 안됨 => 무수히 남은 아재 각도 셀카 ㅋㅋ




보르도 돌아와서 간단히 한 끼 떼웠다. 중동쪽 이민자들이 많다보니 팔라펠을 파는 곳이 많았는데, 대충 콩경단 튀김 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비건 요리다. 양이 간식 수준이었다는 것이지만 맛은 좋았다. 5.5유로니까 가격은 간식 가격이 아닌데...


왠지 고풍스러운 보르도 애플



물의 거울은 밤에 봐야 멋있다고들 하길래 일몰을 기다렸는데, 날이 너무 춥고 심지어 비도 내리기 시작해서 한시간 정도 기다리다 포기했다. 숙소 가는데 30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왔다갔다 할 기력은 없었다.



보르도도 사실 외곽은 치안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했던 것 같다. 호스텔 바로 근처에 주차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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