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텐 모르겐


런던에서 사온 컵라면만으로 끼니를 떼우기에는 부족해서 식량을 구비하러 동네 구멍가게에 갔다.

호스텔 뒷뜰.

포트샬롯에서 브룩라디는 걸어갈만도 하다. 30분 정도 걸릴 듯?


소 생긴게 좀 북실북실하니 특이한데, 이전부터 스코틀랜드에서 살았던 종인 하이랜드 소라고 한다.

가다가 마주친 브룩라디 트럭. 보리가 담겨있을까?

개인적으로 증류소 디자인, 바틀 디자인 모두 브룩라디가 제일 세련된 것 같다. 생각보다 이런 현대적인 디자인도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게, waves라는 바틀이 찾아보니 09년도 출시던데, 당시에는 나름 파격적인 라벨 아니였을까 싶다.




보스턴 셰이커 하나 샀다. 사오고 나서 셰이킹 칵테일은 먹기 싫어서 아직 안 써본건 비밀..

포트샬롯 바틀 컬러팔레트에 아주 충실한 사이클복.


솔직히 이런 기념품도 하나쯤 사고싶긴 했는데, 입고 다니면 너무 알중 같잖어요?


보타니스트도 여러 라인이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

블랙아트도 참 바틀 깔끔하게 잘생겼다.

증류소 한정 옥토모어인 .4 라인. 브룩라디 방문하면 주로 이 바틀이나 핸드필을 사간다.

옥토모어 바베큐 소스... 피트 향이 아주 진득할까?

실험적인 라인도 은근 만든다.

아래에 있는 ROCK'NDAAL은 로킨달을 패러디한 이름일텐데, 아마 페스아일 바틀로 알고있다. 2022 바틀이 다음년도에도 남아있다? 크흠

TERNARY PROJECT가 브룩라디, 포트샬롯, 옥토모어를 블렌딩했다나?

브룩라디의 핸드필 라벨에는 증류소 직원들의 얼굴을 같이 붙여두는 것도 참 좋은 아이디어같다.

핸드필은 포트샬롯과 브룩라디가 있는데, 포트샬롯은 아마로네 캐스크 11년 숙성, 브룩라디는 반율 와인 캐스크 13년 숙성. 반율 와인은 또 처음 들어보는 와인이다.

시음잔 및 바이알을 이렇게 담아준다.

브룩라디도 증류소가 나름 오래됐다보니 숙성고가 아주 퀘퀘하다.

직원 분 손에 들려있는 것을 valinch라 하는데, 오크통에 저 길다란 기구를 넣어서 피펫마냥 쭉 빨아들이는 원리다.

straight from the cask이다보니 나무 찌꺼기들이 딸려 나온다.
브룩라디 테이스팅은 3잔을 준다. 브룩라디, 포트샬롯, 옥토모어.
Bruichladdich 2007 Islay Barley
ABV 54%
ex-bourbon barrel 5y, first-fill jack daniel's barrel 10y
Nose
도수치고 코를 전혀 안 찌르고 편안함
청포도, 사과잼, 설탕 뿌려 녹인 듯한 애플파이
Palate
기분좋은 도수감, 스파이시하지 않고 짜릿함
고소한 몰트맛, 약한 과일의 뉘앙스
Port Charlotte 2015
ABV 62%, 40ppm
Pedro Ximenez cask 3y, Bourbon barrel 5y
Nose
설탕 한 스푼 넣은 피트, 살짝 쿰쿰
Palate
스파이시하지 않은 기분좋은 도수감
과하지 않지만 확연한 달콤함, 약한 피트
초코크림, 카라멜크림 계열의 크리미한 달콤함
Octomore 2010
96ppm
Virgin oak cask 4y, Sauterens cask 4y, Refill bourbon barrel 4y
Nose
잘 익은 딸기(신선한 딸기향과 딸기잼 향 사이 그 어딘가)
오히려 포트샬롯보다 약한 피트향
Palate
앞선 포트샬롯보단 덜한 달달함
달달한 피니쉬가 포트샬롯보다 훨씬 오래감

주신 위스키를 맛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다.
- 페스 아일 기간에 매년 45000명 정도 방문한다
- 내가 전날 아침에 페리를 타고 왔는데, 알고보니 그날 오후에 페리에 고장이 생겼다고 한다. 그 페리가 수명이 10년인데 벌써 25년째 운행중이라 고장이 은근 잦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작은 배를 타고 6시간 걸려서 왔다고... 아슬아슬했다 ㅋㅋ 다행히 페리는 당일날에 고치긴 했다고 한다.
- 부나하벤을 셰리 회사가 가지고 있어서 좋은 셰리 캐스크를 매우 많이 쓴다고 한다
- 킬호만이 보리를 아일라에서 직접 수확해서 위스키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신생 증류소인 아드나호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 글래스고에 있는 증류소 가문이 아일라에 새로 지으려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
- 브룩라디는 카본 네거티브를 추구한다고 한다 (탄소 배출량이 0을 넘어 오히려 탄소를 감소시키는)
- 라이 위스키를 도전해보고 있는데, 아일라에서는 최초라고 한다
- 브룩라디는 오일리하기로 유명해서 스월링을 많이하면 좋다고 한다
- 페스아일 기간의 숙소예약 경쟁은 치열하기로 유명한데, 직원분 여자친구는 2년전에 예약한다고 한다 ㅋㅋ
- 오켄토션 51년 산 사람한테 증류소 직원이 직접 라스베가스에 가서 전달했다는데, 어떻게 마실 예정이냐 물어봤더니 초코우유랑 섞어마신다고 했다고 한다 ㅋㅋ

브룩라디는 시음이 무료라고 한다. 사진처럼 13.4 옥토모어도 무료였다. 블랙아트는 모르겠음 ㅋㅋ 이미 테이스팅 투어에서 마셨기 때문에 내 구매 후보군들만 시음했다. 포스팅하면서 보니 옥토모어 13.4는 버진오크던데, 사실 버진 오크를 잘 쓰긴 매우 어려운 것 같다. 떫진 않았던 것 같은데, 사실 이전에 바에서 12.3을 마셨을 때도 그렇고 옥토모어는 내 입맛에는 피트가 강한 것보다 알코올 강함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

브룩라디와 킬호만은 묶어서 방문하기 좋다.

킬호만도 내가 그렇게 애정하는 증류소는 아니였기에 가장 기본 투어를 신청했다.
아일라에는 전통적인 플로어 몰팅 기법을 사용하는 증류소가 세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킬호만이다.
직원 분은 킬호만을 컬호먼이라고 발음하시더라.

몰트를 맛볼 수 있다. 여기까지 찾아오시는 분들은 다 알거라 생각하지만...
농장에서 자라는 보리는 영어로 barley라고 한다. 이 보리에 물을 뿌려 위 사진처럼 싹이 자라게 하고, 뜨거운 바람으로 건조시키면 더 이상 싹이 안 자라는데, 이 상태를 malt라고 한다. 이렇게 싹이 트면 안에 당분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설명을 들으며 마키아베이 한 잔을 맛봤다.
직원분은 매커베이라고 발음하시더라. 생각보다 한국에서 표기하는 것과 다르게 발음하는 단어들이 많아서 재밌었다 ㅋㅋ

전 날 봤던 피트를 연료로 사용해서 뜨거운 바람을 만들어 몰트로 건조시키는 것이다.

몰트를 갈면 이렇게 된다. 저 흰 가루가 녹말이랬나... 따땃한 물에 이 가루를 넣으면 녹말의 전분이 당분으로 바뀌고, 여기서 달달해진 액체를 wort라고 한다.

발효조. 앞서 얻은 wort에 이스트를 넣어주면 효모들이 설탕을 냠냠 먹고 알코올을 뱉어낸다. 이렇게 얻어진 액체는 wash라고 하며, 사실상 우리가 아는 맥주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김이 모락모락.

킬호만은 2005년에 설립된 비교적 신생 증류소여서 그런지 숙성고도 아주 깔끔했다.
이 캐스크를 쌓아두는 전통방식에 대한 규제도 있다고 하는데, 전통 숙성 방식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려면 이렇게 3층까지만 쌓을 수 있고, 바닥에 진흙을 깔아둬야 하며 창고 온도를 히터나 에어컨 등으로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안된다고 한다.

비지터 센터로 돌아와 한 잔 마시며 마저 설명을 들었다.
여기서 마신건 마키아베이였는데 50ppm, 앞에서 마셨던 20ppm인 아일라발리랑 확실히 차이가 났다. 그런데 맛의 풍부함은 아일라발리가 더 좋았다. 아일라발리는 스파이시하지 않은 향신료스러운 감칠맛이 난 반면, 마키아베이는 가벼우면서 살짝 달달했다.
의외로 아드나호보다도 생산량이 적다고 하며, 쿨일라가 아일라에서는 생산량이 제일 많다고 한다.(조니블랙에 들어가서)
15년도에 보리농장을 인수하면서 그때부터 a-to-z로 모든 과정을 킬호만 측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근데 사실 아일라발리 라인 말고는 100% 아일라발리는 아니고, 60%정도는 메인랜드에서 받아온다고 한다.
4월에 심어서 9월에 수확하며, 날씨에 따라 몰팅 과정이 기간이 달라지지만 대략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신생 증류소다 보니 짧은 시간 내에 좋은 퀄리티의 위스키를 선보였어야 했기 때문에, 숙성이 짧아도 발효 기간을 오래 잡아서 더 좋은 위스키를 만든다고 한다. 또한 보통 증류소들이 마데이라, 꼬냑 등의 캐스크를 피니쉬로만 사용하는 반면에 킬호만은 full-matured로 출시했다고 한다.
원래 버번 배럴을 버팔로트레이스에서 제공받았었는데, 이제 자기들이 생산하는 싱글몰트 숙성에 사용하려는지 공급이 줄었다고 한다.

아란 섬에서 만든 아이스크림을 또 언제 먹어보겠어요?

킬호만 레몬드리즐이 그렇게 맛있다길래

같이 먹었다. 브룩라디 갔다가 밥도 못먹고 달려왔더니 너무 배고팠다 ㅋㅋ
혈당이 똭 오르는 즐거운 맛이였다.

파란 바틀의 마키아베이, 검은 바틀의 로크곰 이름을 기억해두시죠

확실히 피노, 꼬냑 finished 가 아닌 "matured"이다.

소가 살짝 잘생긴 것 같은건 기분 탓인가

아무래도 아일라는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사이클복 굿즈가 많은 것 같다.







예측했겠지만 마키아베이 또한 실제 지명이며, 킬호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위랑 보리 품종도 다르게 해서 키우고 있다.
저멀리 보이는 마키아베이.

직접 가서 바닷바람도 쐬었다. 날도 흐려서 사실 별거 없었는데, 그래서 오히려 뭐랄까 세상의 끝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똑똑한 방문자 분이라면 눈치를 채셨을지 모르겠지만, 로킨달이 인달 호였던 것처럼 로크곰도 곰 호가 실제로 존재한다.

실제로 보면 별거 없긴 하다 ㅋㅋ

마트에서 계란을 사와서 반숙으로 삶아 먹었다.

마트에서 우유도 사와서 시리얼도 그득그득 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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