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를 놀러갔다 왔다.
뜬금 없이 이맘때에 연휴가 있어서 다녀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래 S양이 핀란드?를 가자고 했던 것 같은데, 동기 중에 핀란드로 교환학생을 가서 북유럽을 이미 정복한 형이 아이슬란드를 가라고 추천 해서 아이슬란드로 가기로 했다.
한 일주일 전에 예매를 했던 것 같은데, 오로라 예보 어플에서 마침 표 끊은 일정동안 제일 확률이 높다고 해서 나이스!!를 외쳤던 기억이 난다. 과연 그들은 오로라를 봤을까요? 안전빵으로 오로라 투어도 이틀이나 신청했다.
비행기 타고 가면서 본 알 수 없는 섬들. 자세히 보면 도로가 있는데 인간들은 정말 대단하다.
케플라비크 공항은 수도인 레이캬비크와는 거리가 좀 떨어져있다. 택시는 비싸니 공항 버스를 미리 예약해서 타자.
위 사진 교회는 이름이 지금 알았는데 "할그림스키르캬"라고 한다. 시내 건물들이 다 낮아서 어딜 가도 잘 보이는 랜드마크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전망도 볼 수 있을텐데 유료라서 안 올라갔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뒷편?에 돈 안내고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데 잘 모르겠다.
레이캬비크 시내 풍경. 예쁘죠? 특히 마지막 사진이 마음에 드네
첫날은 오후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밤에 가는 오로라 투어만 신청했는데, 당일날에 기상악화로 투어는 취소됐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냥 마트 다녀오고 숙소에 있었다... 아이슬란드는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하기 때문에 어디 맛집을 찾아간다거나 할 엄두도 안났다.
햄버거 세트가 2만8천원 정도?
파리 한인마트에서 진라면을 6개인가 바리바리 싸들고 갔다. 저가항공을 타고 가서 작은 백팩 하나 매고 갔는데 가방 절반이 라면이였다 ㅋㅋㅋㅋ
같은 방에 있던 사람이 자기는 아이슬란드 6일째고 다음날 떠나는데 오로라 한 번도 못봤다길래 너무 슬펐다.
위 숙소는 호스텔 B47이라는 곳인데 정말 가성비 좋았다. 유럽여행 통틀어서 제일 퀄리티 좋은 호스텔이였어서 추천!
https://maps.app.goo.gl/CroVQvu8TnihmEpHA?g_st=ic
Hostel B47 · 3.6★(482) · 호스텔
Baronsstígur 47, 101 Reykjavík, 아이슬란드
maps.google.com
아이슬란드는 핫도그가 유명하다고 한다. 이유는 모름...
아이슬란드 핫도그는 특이한 점이 튀긴 양파 후레이크를 같이 넣는데 이게 키포인트같다.
아무튼 제일 유명한 집을 20분 정도 걸어서 갔는데, 오... 이 집 맛있긴 하다.
난 가공육류를 전반적으로 안 좋아해서 핫도그도 선호하는 음식이 아닌데 여기 소시지는 탱글탱글했다.
https://maps.app.goo.gl/CcsqWMaENZbmJSXV7?g_st=ic
Bæjarins Beztu Pylsur · 4.4★(6630) · 핫도그 판매대
Tryggvagata 1, 101 Reykjavík, 아이슬란드
maps.google.com
감자칩 사진 뒤로 보이는 기분나쁜 돼지 마크의 대형슈퍼인 Bonus.
아이슬란드는 요거트가 유명하다고 한다. 이것도 이유는 모름... 먹어보니 큰 차이는 없지만 맛있긴 하다.
그리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 감자칩과 크림치즈, 빵을 샀는데 정말 하나같이 실패했다.
감자칩은 매콤해보여서 샀는데 웬 요거트 향이 너무 강해서 참 오묘했고,
갈릭크림치즈인 줄 알고 산 것은 알고보니 갈릭버터였고,
빵에는 요상한 향의 허브가 촘촘히 박혀있었다.
아이슬란드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둘쨋날은 블루라군에서 몸 좀 지진 후에 밤에 오로라 보러 가는 일정이였는데, 아침에 여행사를 가보니 또 오로라 투어가 취소됐다.
후... 오로라 보러 아이슬란드 온건데...
그런데 블루라군으로 이동하면서 깨달았다. 오로라 못 보는거? 인정이요~
눈보라가 치는데도 투어 진행해주시는 분이
- 하하 이정도는 저희 아이슬란드에서는 평균입니다
- 앞에 차가 너무 느리게 가네요, 아이슬란드 현지인들은 이 정도 환경에서도 밟습니다 허허허
하시더라. 밤에는 얼마나 눈보라가 강하게 치는걸까?
블루 라군 도착해서도 식겁했던게, 내가 블루 라군 투어 예약 자체를 우리가 간 날이 아니라 예약하던 날로 잘못 해놨던 것이다.
그런데 천사같은 직원 분께서 음 예약해놓고 들어온 기록이 없네요 들여보내드림~ 하셔서 한숨 돌렸다.
그리고 블루 라군에서 내 아이폰xs가 사망했다...
방수 케이스 이런게 없어서 처음에는 지퍼락에 넣어서 찍다가 귀찮아서 그냥 꺼내서 찍었는데, 내가 간과한 점이 있었다. 온천수가 짭짤하다는 점 ㅋㅋㅋ 한 시간 정도 열심히 사진 찍다가 입가에 물이 튀어서 알게 되었다. 결국 여러 장의 사진을 남기고 그는 떠났습니다.
사우나도 있고 머드팩도 할 수 있다. 근데 중반부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좀 그랬어
근데 며칠전에 블루라군 500m 앞까지 분출된 용암이 흘러왔다는 뉴스를 보고 아찔했다. 내가 갔을 때 저랬으면 평생 풀고 다닐 썰이였을 듯
“블루라군 코앞까지 용암 흘러내려”…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관광객들 대피 [현장영상] | KBS 뉴스
“블루라군 코앞까지 용암 흘러내려”…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관광객들 대피 [현장영상]
아이슬란드 남서부에서 한 달이 채 안 돼 또 화산이 폭발해 도로가 파괴되고 일부 지역에서 온수 공급이 끊...
news.kbs.co.kr
교회 앞에도 핫도그 트럭이 있는데 여기도 나쁘진 않다. 오른쪽 사진은 양고기 핫도그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저건 좀 비추천이다.
블루 라군에서 만났던 한국인 분 한 명이랑 오로라 얘기를 하는데, 전날 레이캬비크 호수 근처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단 얘기를 듣고 밤에 나가봤지만 실패했다.
셋째날은 10시간? 11시간에 달하는 엄청 긴 투어였다.
여기는 엄청 유명한 스팟은 아닌 듯? Hvolsvöllur라는 곳이다.
그런데 여기 구경하고 버스 돌아가는 길에, 나를 뒤따라오던 교환프렌즈가 같은 곳에서 얼음이 부서져서 한 쪽 다리 절반이 얼음물에 풍덩했다. 갈아입을 바지는 없고 춥고 해서 해탈한 채로 웃던 친구들...
난 아이슬란드에서 제일 가보고 싶었던게 이 검은 해변이였다. 그래서 이 날의 투어는 나의 강력한 주장으로 선택됐다 ㅋㅋ
저 빙하 조각들이 다이아몬드 같다고 해서 다이아몬드 비치라고도 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저 다이아몬드 얼음은 여름 즈음에 빙하가 많이 녹아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겨울에 간 우리는 다이아몬드를 많이 볼 순 없었다.
이 날 버스를 거의 7시간은 넘게 타고 있던 것 같은데, 우리 앞자리에 앉은 꼬맹쓰 + 부모님 조합이 우리를 괴롭게 했었다.
심지어 꼬맹쓰가 중간에 변을 봐서 기저귀를 갈았는데, 그 냄새를 고스란히 맡는 것은 우리의 몫...
그리고 좌석 등받이도 뒤로 너무 재껴서 불편했다. 꼬맹쓰가 갓난 아기였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한 4살쯤이려나? 부모님이 번갈아 꼬맹쓰 옆에 앉아서 찡찡대는거 감당하시던데 우리는 무슨 죄여... ^^
아무튼 검은 해변에서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시길래 최선을 다해서 찍어드렸는데, 우리도 찍어달라고 해서 받은 사진 결과물이 영 구렸다. 얼음이 핵심인데 얼음이 다 잘리게 찍었다던가 너무 아래서 찍었다던가 ㅋㅋㅋ 위가 그나마 잘 나온 사진인데 다들 참 포즈가 엉성하다.
대망의 요쿨살론!
인데 이제 빙하는 없는...
여기도 마찬가지로 겨울이라서 떠내려온 빙하가 별로 없었다.
빙하 호수를 제대로 못 본 우리를 어여삐 여기셨는지 가이드 분께서 fjallsalon이라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개인적으로 아이슬란드에서 찍은 사진 중 제일 마음에 든다.
그렇게 졸면서 레이캬비크로 돌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가이드분이 창 밖을 보라고 다급히 말하셨다.
오 뭔가 초록색이 보여...!
버스가 이내 정차하더니 막간으로 오로라를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넷에서 보던 오로라처럼 웅장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했다.
원래 버킷리스트도 많지 않은 사람인데 오로라 보기는 어릴 때부터 내 버킷리스트였다.
야무지게 찍어보려고 삼각대도 가져갔는데 너무 춥고 바닥은 눈밭이라 미끄러지고 해서 그냥 포기했다.
그래도 충분히 멋있죠잉?
넷째날은 골든서클을 둘러보는 일정이였다. 골든서클은 물을 꼬부기처럼 푸슉-하고 뿜는 곳들이 있다. 아마 꽃보다 청춘에 나왔던 것 같다.
굴포스 폭포가 진짜 멋있었는데 진짜 추워서 후딱 보고 다시 버스 탔다.
이 날부터 폰이 완전히 사망해서 전부 나중에 받은 사진들이라 시간 정보가 없어서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돌아가는 버스에서 퍼핀들도 봤는데 워낙 순식간에 지나가서 못 찍은게 너무 아쉽다.
호스텔에서 스페인 교환학생 3분을 만났는데, 오늘 오로라 예보 확률 8시에 높은데 가보실? ㄱㄱ 해서 호수 앞에서 1시간을 넘게 존버했던 것 같다.
나머지 사람들은 추워서 버스 정류장 안으로 바람을 피신하러 들어가고, 정류장 안에서는 밖이 잘 안보이니까 나는 나가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코빼기도 안보여서 일단 후퇴
아이슬란드 맥주 맛있던데요?
스페인 교환학생 분들이랑 수다도 좀 떨었다. 뭔 얘기했더라... 빠니보틀 유튜브 보면서 알게된 꽌또 께스따? 등의 짧은 스페인어 실력을 뽐냈던 것 같다 ㅋㅋㅋ
밤 12시쯤에 다시 오로라 확률이 높길래 마지막으로 도전한 오로라 헌팅.
키야~ 나름 길게 쫙 뻗어 있어서 너무 잘 구경했다.
근데 정말 눈보라가 몰아쳐서 한 15분 구경하고 도망쳤다.
오로라는 구름이 없이 맑아야 잘 보인다고 하는데, 워낙 날씨가 안 좋은 날이 많아서 보기에 쉽지 않은 것 같다.
아이슬란드를 다녀오면서 느낀 점은 여름에 또다시 가보고 싶다는 것이다.
겨울 날씨를 보아하니 이게 혼자 렌터카해서 다니기는 불가능하다. 여름에는 이번에 못가본 섬 북단도 가보고 싶다.
오로라를 봐서 만족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더 엄청난 오로라도 다시 보고 싶다. 듣자하니 핀란드 라플란드가 그렇게 오로라가 잘 보인다던데, 한 10년 후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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