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왔다. 사실 이탈리아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 별로 오고 싶진 않았지만... 라이언 에어 페이지를 하루 종일 뜯어본 결과 여기를 들러야만 동선이 나왔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5박6일이나 있었다 ㅋㅋ
근데 한인민박 입실이 12시까지였는데 비행기가 12시에 도착해서 레이트 체크인을 못도와주신다더라... 그래서 공항에 앉아서 5시간 동안 졸다가 새벽에 버스타러 갔다.
오 콜로세움이 보이니 좀 실감이 나더라.
도착하니 딱 조식 먹을 시간이라 먹고 바로 디비 잤다. 워낙 폼페이, 바티칸 투어들 집결 시간이 7시 같이 이른 시간이라 조식도 6시부터 7시까지 주신다고 한다.
기절했다가 같은 방 H군과 파스타 먹으러 갔다. 먹을 만 했지만 추천하고 싶은 정도는 아닌...
다음 날 조식. 봉구네민박이라는 곳인데 여기 밥 맛있어요
당일 아침에 즉흥 피사 동행을 구해서 기차를 끊었다. 50유로였나... 일정 여유롭게 미리미리 끊으면 훨씬 저렴하게 갈 수 있으나 로마에 원래 올 생각이 없던 나로서는 열심히 찾아보기가 너무 귀찮았다 ㅋㅋㅋ
피렌체에서 갈아타야 한다.
ㅋㅋ
아패롤 스프리츠랑 무슨 라자냐를 시켰는데 너무 퓨전이였다... 아래 깔린 초록색은 완두콩 맛이였고, 내가 상상하던 토마토 맛 라자냐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이 때 동행하신 분이 즉흥 여행을 온 직장인이셨는데, 뭐랄까 너무 직장인의 고달픔이 느껴져서 나까지 좀 축 쳐지는 동행이였다.
밥 먹고 바로 헤어졌다. 민박집이 떼르미니 역 바로 앞이였는데, 사진처럼 분위기가 좀 안 좋은 동네였다. 실제로 어깨 빡쳐서 가방 떨구게 하고 훔쳐가는 도둑들도 많다고 한다.
난 한식이 안 그립다 생각했는데 여기서 먹으니 너무 맛있더라 ㅋㅋ 이 날은 폼페이를 갔다. 이탈리아에서 아말피랑 투탑으로 궁금했던 곳! 아말피는 차 빌려서 구경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 미래를 기약하기로 했다.
근데 하필 이 날이 나폴리 축구팀이 무슨 큰 리그 우승하는 날이라서 난리도 아니였다. 기차 안에서부터 발로 쿵쿵대고 응원가를 떼창했다.
길에서는 크락션이 끝없이 울리고 나팔도 어찌나 부시던지... 오토바이도 동남아처럼 많이 타고 다녔다.
유튜브에 뉴욕세끼라는 채널을 즐겨보는데, 거기서 나폴리에 야무진 파스타집이 있다길래 야심차게 찾아갔다. 구글맵에는 11시 15분부터 영업이라 돼있는데 가보니 12시부터 한다더라. 밥 때문에 폼페이를 포기할 순 없잖아요? 결국 맥날 갔다.
이 날 진짜 고생했다.
로마에서 떼르미니 역에 도착하니 배가 살살 아파서 화장실을 찾아다니다가 못 찾아서, 역무원한테 물어보고 안내해주는 곳으로 갔더니 공사중이였다. 근데 기차 시간이 다 되서 일단 그냥 탔다. 그래서 나폴리역에 도착해서 맥날 화장실을 가려했더니 고장났다고 닫혀있더라. 그래서 위에서 말한 파스타집까지 가서 가려했는데 아직 문을 안 열었어. 그래서 그 근처에 있는 맥날을 갔다. 드디어 화장실이 열려 있었지만, 두 칸 중에 한 칸은 문이 안 잠기며 상당히 더러웠고, 한 칸은 문이 잠기는데 변기 커버가 없더라. 결국 문이 잠기는 곳을 택했는데, 밖에서 누가 똑똑똑 하길래 나도 두들기려는 순간 문이 벌컥 열려서 다시 닫았다. 알고 보니 문 자물쇠가 돌아가기는 하는데 고장나서 의미가 없는 잠금 장치였고... 문에 달려있는 옷걸이도 부서져있더라.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랍니다? 축구에 미친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너무 없어서 폼페이행 기차 타는 역으로 지하철을 타기로 마음 먹고 표를 사서 기다렸다. 그런데 15분 동안 차가 안 오길래 왜 이렇게 안오지... 하고 있었는데, 안내 방송으로 뭐라뭐라 나오더니 현지인들이 와하하 웃으면서 박수치고는 다 지하철 포기하고 나가더라. 결국 역까지 서둘러서 20분 동안 걸어갔다 ㅋㅋ
하 진짜... ㅋㅋㅋ 안 그래도 이탈리아에 없던 애정? 나폴리 와서 싹 식어버렸다.
맥날 먹은게 서러워서 생과일 주스 사치를 부렸다. 걍 새콤했다.
나폴리는 동네가 참 낙후됐다. 예전에 이집트 갔을 때 받았던 인상과 비슷하다.
나폴리에서 폼페이는 기차로 30분 정도면 간다.
폼페이를 멸망으로 이끈 주범, 베수비오 화산. 위키백과에 따르면 아직 활화산이라고 한다. 다시 터지면 또 인근 주민들은 다 죽을텐데 그냥 산다고 한다. 인생은 폼페이 주민들처럼..?
나폴리로 돌아왔다.
제일 유명한 피자집이 두 세개 있던데 그 중 한 곳에 왔다. 아마 제일 유명한 곳 인듯
매장은 되게 협소해서 테이크아웃해서 그냥 건너편 길바닥에 앉아 먹었다 ㅋㅋ 하필이면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해서 처량하게 비 맞으면서 먹었다. 굉장히 순수한 토마토 맛(케찹 맛처럼 전혀 달지 않음) + 순수 치즈 맛 + 매우 쫄깃 도우의 조화가 좋았다. 유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폴리에서 유일하게 좋게 남은 기억...
이제 집가려고 기차역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갑자기 플랫폼 문을 잠그더라...? 사람들 다 집가야되는데 못가게 하니까 뛰어넘으려 하고 난리도 아녔다. 결국 열어줘서 타긴 했는데 대체 왜 20분 넘게 잠그고 간을 본건지 모르겠다.
결국 18분이 딜레이되서 못 갈아타는 줄 알고 울 뻔 했는데 다행히 갈아타는 역에서 기다리고 있더라.
도착하니 거의 12시였는데, 이 때 전력난이라고 가로등을 다 꺼놔서 숙소 가는 길이 꽤나 무서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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