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2.05.12 ~ 05.17)

제주도 해변가 사진
글쓴이 선정 이번 제주도 여행 베스트샷

 

1일차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 반기는 HELLO JEJU 문구의 돌
하늘 색 차이 보소.. 첫 날은 흐렸다

 

제주도에 다녀왔다.

학기중에 여행가는게 쉬운 일은 아닌데 화목공강 + 금요일 강의 출석 안 부름 + 월요일 강의 코로나 우려로 인한 온라인 등등 여러 가지가 겹쳐서 무려 5박 6일을 갈 수 있었다. 

 

 

성세기 갈비에서 먹은 저녁
성세기 갈비

첫 날에는 날씨가 안 좋아서 짐 풀고 숙소에서 과제했다...

저녁은 숙소주인께서 추천해주신 도민 맛집?에서 먹었는데, 최근 몇 년간 먹었던 고깃집 중에서 양이 제일 푸짐했던 것 같다! (물론 맛도 괜찮았음)

 

 

2일차

엄마의 제주에서 먹었던 아침. 제육볶음과 갈치요리 등이 있다
엄마의 제주
김녕미로공원에 있던 고양이 한 마리김녕 미로공원에 있던 고양이 세 마리
날봐 날봐 고영

아점 먹으러 갔던 엄마의 제주. 집밥 스타일의 가겐데 확실히 자극적이지 않게 맛있었다.

환경을 생각해서 잔반을 남기지 말아달라고 하셨는데 이런 말 들으면 평소 같으면 남겼을 반찬도 다 먹게 된다 ㅋㅋ

 

이 날에도 비가 추적추적 오는둥 마는둥 왔는데 그래도 산책할만 한 것 같아서 밥 먹고 김녕 미로공원에 갔다. 

미로공원에는 고양이들이 많은데 공원을 만드신 교수님께서 고양이를 좋아하셨어서 이렇게 풀어놨다고 한다. 미로 컨셉도 고양이 왕국의 사라진 보물찾기여서 귀엽다. ㅋㅋㅋ

 

 

김녕 미로공원을 나올 때 선물로 받은 고양이가 그려진 엽서
유혹하는 고영

미로를 돌아다니다 보면 도장 찍는 곳들이 있는데,

에이 애도 아니고 ㅋㅋ 라고 했던 나는 의도치 않게 미로를 대차게 해메버리며 도장을 다 찍었다고 한다...

미로를 나오면 주는 기념 엽서들이 꽤나 귀엽다.

 

 

카페 라라라에서 찍은 음료와 부모님의 사진
카페 라라라

공원을 나와서는 해변에서 사진도 좀 찍고, 카페가서 또 과제했다...

아버지 사진을 찍는 어머니를 찍는 나의 카메라의 초점을 뺏어 가는 한라봉 에이드. 이 카페는 날씨 좋을 때 저 네모 안에서 사진 찍으면 사진이 아주 잘 나온다. 이 날은 흐려서 pass!

 

 

벵디에서 찍은 바깥 풍경벵디에서 먹은 돌문어 비빔밥
벵디

저녁은 여기서 돌문어 덮밥이랑 뿔소라 톳 덮밥을 먹었는데, 비주얼은 문어가 깡패지만 소라덮밥이 의외의 복병이었다. 살면서 톳이 맛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여기는 맛있어.

 

 

3일차

제주도 바다 사진. 물이 맑다

드디어 날씨가 좋아진 3일차! 작년에 왔을 때 좋아서 또 온 곳인데 역시 바다 색이 너무 예쁘다.

 

 

김녕에 사는 김영훈 카페의 아메리카노김녕에 사는 김영훈 카페의 카페라떼
김영에사는 김녕훈

숙소 근처에 있던 카펜데, 커피가 맛있다는 말을 보고 갔다.

근데 진짜 맛있었다... 난 아메리카노 보다는 라뗴를 훨씬 좋아하고 자주 먹는데, 이 집은 라떼는 쏘쏘였던 반면에 아메리카노가 진짜 맛있다. 에어로프레스라는 처음 보는 기계로 커피를 내리는데, 종이컵에 그려진 것이 에어로프레스로 내리는 걸 표현한 그림이다 ㅋㅋ 찾아보니까 한 6만원쯤 하던데, 왠지 안 어려워보여서 한 번 사보면 재밌을 것 같다.

 

 

숙소에 있던 강아지 두 마리숙소에 있던 강아지 두 마리
숙소에 있던 귀여운 갱얼쥐 듀오
사려니 숲길. 공기가 맑고 시원하다
무언가 신성하다

커피 마시고 숙소에서 잠깐 쉬다가, 친구가 추천해줘서 간 사려니 숲길. 날이 좋아서 산책하기 좋았다.

은근 지대가 높고 바람도 불어서 좀 추웠는데, 제주도 있던 내내 기온이 서울에 비해서 거의 6~7도 낮아서 계속 긴 팔을 입고 다녔다. 의도치 않게 최적의 온도에서 여행을 잘 한 셈 ㅋㅋ

 

 

산곰부리 정상에서 찍은 사진. 해가 찬란하게 비추고 있다.산곰부리 정상에서 찍은 사진. 한라산이 잘 보인다
산굼부리
찰보리케익. 생크림이 들어가 맛있다
매점에서 팔던 생크림 찰보리빵.. 저세상꿀맛이다

지도 앱에서 제주도를 보면 웬만한 오름들은 다 너무 좋았다는 리뷰를 볼 수 있는데, 산굼부리에 가니까 왜 사람들이 그랬는지를 알 수 있었다. 보통 산에 올라가는 것보다 수고는 덜 드는데 뷰는 똑같이 좋은 느낌? 가성비가 좋다 ㅋㅋ

 

 

딱새우, 문어, 모듬회
나의 딱새우사랑

저녁에는 마트에서 해산물들이랑 와인 먹고 잤다. 딱새우는 가게가서 먹는 것보다 마트에서 사는게 가성비가 좋다! (꿀팁)

 

 

4일차

가시 식당 제육볶음
가시 식당

이 날은 작년에 맛있어서 두 번 갔던 상춘재를 갔으나.. 늦잠을 잔 관계로 앞에 14팀 웨이팅이 있다는 슬픈 소식을 뒤로 하고 서귀포 쪽으로 내려갔다.

 

 

카페 이피엘 앞 피어있던 흰색과 붉은색이 섞인 꽃카페 이피엘에서 먹은 커피 및 딸기 초코 크로아상, 가츠산도
카페 이피엘

여기도 추천받아서 간 집.

원래 도시락이 유명하다는데 전 날 예약을 해야되서 못 먹었다. 사실 도시락에 가츠산도가 제일 궁금했는데 마침 단품으로도 있어서 먹었는데, 진짜 먹길 잘했다. 단-짠-바-촉 조합의 harmony...

 

 

외돌개 산책 중 찍은 바다 사진외돌개 산책 중 찍은 아이리스 사진
외돌개(인데 이제 외돌개 사진은 없는)

커피 먹고 소정방 폭포도 보고 (폭포는 안 찍고 내 사진밖에 없어서 못 올림) 외돌개를 보러 갔는데,

사실 외돌개 자체는 그냥 음~ 하고 지나가는 정돈데 산책로가 되게 잘 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다. 

 

 

바다를 본 돼지에서 먹은 세트메뉴. 전복 내장 비빔밥에 삼겹살을 얹어 먹었다
바다를 본 돼지

산책 빡세게 하고 가서 먹은 고기.

그래서 더 맛있었나? 여기 멜젓이 히트다. 고기 한 점 멜젓에 찍어서 전복 비빔밥에 올려 먹으면 극락행 열차 탑승.

 

 

숙소 앞에서 봤던 일몰
멋진 사진은 크게 보세요

밥먹고 숙소 앞에서 찍은 석양.

저렇게 해가 땡글하게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거 보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예쁘더라. 다 지는 거 보면서 뒤늦게 든 생각이 아... 타임랩스 찍을 걸... 그래도 눈에 담은게 더 의미있지 않을까?

 

 

5일차

왕서방에서 먹은 간짜장왕서방에서 먹은 탕수육
왕서방

다음날 아점으로 먹은 짜장면(왕서방 짜장면 순한맛).

제주도 가서 웬 짜장면?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 진짜 맛있는 편이다. 작년에 서울에서 짜장면 맛집 찾겠다고 좀 유명한 가게 네다섯 군데 갔는데 그 중 가장 맛있던 집과 비슷한 정도. 간짬뽕도 먹었는데 얘는 후추 맛이 강하고 쏘쏘한 맛이고, 탕수육에도 후추가 들어갔는지 좀 특이한 맛이었는데 탕수육은 무난했다.

 

 

당산봉 정상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
당산봉

배 꺼트릴 겸 올랐던 당산봉.

여기가 산굼부리보다 좋다. 여기는 진짜 360도로 뻥~ 뚫려 있어서 너무 시원했다. 한라산도 잘 보임! 이 날 기온이 20도였는데 딱 덥기 직전의 느낌 ㅋㅋ 여름에 왔으면 더웠을 것 같은데 딱 좋은 때 간 것 같다.

 

 

커피 고토바에서 먹은 카페라떼커피 고토바의 독특한 외관 사진
커피고토바

등산했으니 카페인 수혈..^^ 분위기가 특이한 카페다. 내가 앉았던 곳은 좀 밝게 창문있는 곳이었고, 바라는 이름에 맞게 안 쪽에는 좀 어둡게 되어있는 바 자리도 있다. 라떼는 맛있던 편. 아버지는 아인슈페너 시키셨는데 5분컷 하셨다 ㅋㅋㅋ

 

 

갓포제호에서 먹은 모듬회.
갓포제호

아버지가 유튜브에서 제주도 이자카야 추천 영상을 보시고 갔던 곳. 나는 흰 생선을 좋아하는데 연어, 참치보다 흰 생선이 많아서 만족스럽게 먹었다. 그리고 여기서 고등어 회의 맛을 깨달았을지도? 흰 생선과 붉은 생선 그 사이 어딘가의 맛이었다. (맛있었다는 뜻)

회만 먹으니 살짝 부족해서 은갈치 튀김? 도 먹으려 했는데 하필 재료가 없어서 못 먹었다. 숙소 가서 컵라면으로 마무리 했는데 딱 좋더라 ㅋㅋㅋ

 

 

6일차

카페진정성에서 먹은 커피와 밀크티, 디저트카페 진정성에서 창가를 바라보며 찍은 밀크티 사진
카페진정성

서울로 돌아가는 날!

공항 가는 길에 궁금한 카페가 있어서 잠깐 들렀다 갔다. 밀크티가 맛있다길래(밀크티 덕후) 살짝 덜 단 메뉴인 다크 밀크티로 시켰는데, 사진처럼 주전자처럼 생긴 컵에 홍차잎이 더 들어있고, 거기에 밀크티를 따라서 더 우려내고 다른 컵에 거름망으로 걸러서 따라 마시는 방식이다.

빵도 맛있었다. 땅콩갸또랑 쑥임자마들렌? 이었는데 갸또 가격이 7천원... 밀크티보다 비싸다! 맛은 있었다.

 

 

제주 마음샌드를 비행기 기다리며 찍은 사진
마음샌드

아는 분들이 마음샌드를 사고 싶었는데 사기 힘들어서 못 사셨다라는게 기억이 나서 출발 3일전인가 예약해서 산 마음샌드.

솔직히 맛은.. 그냥 무난한 맛인데 친구들한테 나눠주니까 되게 맛있어해서 기분이 좋았다 ㅋㅋ

 

나름 6일 동안 이곳저곳 많이 갔다. 여행에서 가는 곳들이 다 좋고 먹는 것들도 다 맛있기가 힘든 것 같은데 어디 하나 별로였던 곳이 없어서 제주도에 대한 좋은 인상이 더욱 업그레이드되었다 ㅋㅋㅋ 이틀 정도는 날씨가 안 좋긴 했는데 날씨가 좋은 것도 제주고 안 좋은 것도 제주니까~ 앞으로도 계속 가족이랑 여행 많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종이책 사진
20년도 10월, 군대 있을 때 샀다.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책은 어렸을 때 처음 본 기억이 있다. 어머니가 읽으셨던 책들이 그 책장에 몇 권 꽂혀있었다.

하지만 제목이 '상실의 시대'였는데, 그 때는 책 앞에 적혀 있는 설명만 보고 그저 재미없는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초딩때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그리고 어머니가 1Q84라는 책을 재밌게 읽으시는 것을 보고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의 책에 대해서 항상 궁금증은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고딩 때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던 친구의 자습실 선반에 여러 참고서들과 노르웨이의 숲, 그리고 호밀밭의 파수꾼이 꽂혀 있던 기억이 있다. 특히 노르웨이의 숲은 표지가 예뻐서, 그리고 알 수 없는 의미의 제목까지 더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군대에서 자기 전에 책을 조금씩 읽곤 했다. 아, 이 때 노르웨이의 숲을 사면 되겠다 하고 찾아보니, 안그래도 예쁜 표지의 책이었는데 한정판으로 나왔던 하드커버 책이 있길래 알라딘에서 중고로 샀다. 상태도 거의 새 책이었는데 가격도 저렴하게 사서 매우 뿌듯했다. 하지만 예쁜 책을 고이 책장에 넣어두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결국 산지 1년 반 만에 읽었다. 

 

오묘한 제목의 의미는 책 첫 페이지부터 알 수 있었는데, 비틀즈의 'Norwegian Wood'라는 노래 제목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숲이라고 번역을 하려면 'Norwegian Woods'라고 해야하므로, 오역이다. 우리나라에서 오역을 한 것은 아니고 애초에 일본에서 저 노래를 노르웨이의 숲이라고 많이 번역을 했기 때문에 작가도 그대로 제목으로 쓰고, 또 그걸 그대로 우리나라 말로 번역한 것 같다.

She showed me her room 
Isn't it good?
Norwegian Wood.

해당 노래의 가사를 보니 'Norwegian Wood'라는 말은 노르웨이 목재로 만들어진 방이든, 가구라는 뜻인 것 같다. 노래는 들어봤는데 내 취향은 그닥 아니었다.

 

 

밤이라는 이름의 노르웨이 숲 고양이
좋아하는 칵테일바에 상주하는 노르웨이 숲 고양이. 이름은 밤이다. 귀엽죠?

 

그리고 또 헷갈렸던 게 분명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종류의 고양이도 있는데...? 하고 찾아보니 정확히는 '노르웨이 숲(Norwegian Forest)' 이라는 품종이었다. 여러모로 제목만으로도 재밌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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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느낀 주제는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과 외로움이다. 그런데 이 책을 우리나라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던 때가 있는데, 이 제목을 생각하고 보니 내가 느꼈던 주제 두 개가 결국 합쳐지니 '상실'이 되더라.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소중한 무언가를 잃거나, 사람에 대한 외로움을 느낀다. 이러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시대인 상실의 시대. 나도 무언가를 상실하고 있을까? 아니면 이미 상실했을까.

 

나는 소설을 읽을 때마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느낀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사실 이 생각이 들 때는 등장인물의 생각이나 행동이 내가 전혀 할 법하지 않을 것일 때이다. 나는 감정이 좀 옅은 편이라 어떤 일이 생겨도 내가 그 일에 대해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잘 모르고, 무슨 일이나 상황에 대한 견해도 굉장히 두루뭉술하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이 굉장히 강해서 뭐가 됐든 감흥이 적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소설 속 사람들의 생각과 말, 행동을 보고 이 인물은 대체 왜 이럴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소설을 읽는 큰 재미인 것 같다. 이 소설은 인물들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고민하고, 진지하게 그 감정을 다른 인물에게 편지나 말로 전달하는 것이 와닿았던 것 같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나의 희미한 감상, 생각을 조금이라도 고민하고 정리해서 저장해놓을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고, 그런 의미에서 공지 이외의 첫 글을 이 소설의 감상으로 시작한 것이 참으로 적절하다고 생각이 든다.